연일 30도가 오르내리는 가운데 잠시 틈을 내어 빛바랜 남양교회 벤치에 오일트탠을 먹여주었다. 사실 오일스탠이 뭔지 살아생전 처음 듣는 단어였고, 칠하는 것 역시 처음이었다. 어려서 부터 손에 물을 뭍힌다거나, 흙을 뭍이면 우리 가문이 어떻고,저떻고, 하면서 꾸중을 하시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곱게 자랐던 몸이었지만, 오늘의 주제는 물댄동산 남양교회의 일이자, 하나님 성전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었기에 두손, 두발 걷어 붙이고 앞장서서 구경만 했다.
세월의 풍화 작용으로 ,비바람에 빛바랜 목양실 앞 벤치겸 화분 진열대에 오일스탠을 발라주니' 신부가 화장을 아름답게한 것 처럼, 원목의 느낌이 팍팍 새롭게 솟아 올라왔다. 변신을 한 것이었다. 이런 경우도 있구나....
무더운 날씨에, 목사님과 용원 뺑기 가게에서 오일스탠을 3통 구입하여 (분유통 만한것 쓰리 통), 오늘 작업반장님이신 조은실 집사님의 지휘아래 탁자, 의자, 바닥까지 기어다니며 발라 재꼈다. 누추했던 색상들이 붓을 한번 휘두를 때 마다, 아름답고, 은은하며, 곱게, 새록새록 거듭나는 모습들이 피카소 보다, 고갱이나, 고흐 할아버지 보다, 더 빛이났다. 아마 김홍도 화백도, 이런 오일스탠을 만져보지도, 칠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기둥까지 칠하자..는 조 반장님의 주문도 있었지만, 오늘 일당을 올려 달라는 요구가 있어 결국 포기했다. ^^*
그게 아니라, 너무 더운데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면 위험하오니, 차차 다음에 하기로 했다. 화장실 옆과, 화단도 올 가을쯤에 새롭게 변화시켜 주기로 결의 하면서, 오전중으로 모든 일을 마치고, 맛있는 점심묵으로 향했다.
2024년 7월의 마지막 날에 행복한 날이었다.
※요기는 대한예수교 장로회 진해남양교회 정식 블로그가 아닙니다. 그냥 개인이 작성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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